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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 “우리 음식·전통주 전시·체험·교육 한자리서 누려요”
  • 작성일 : 2022-09-16
    작성자 : 팜러닝

“애들이 살고 있는 외국에 갈 때마다 손님을 불러 한식을 대접하고 싶어도 어떤 음식을 만들어야 할지 고민이 되더라고요. 그런데 이렇게 한식을 간단하면서도 정확하게 계량화해서 배울 수 있으니 아주 좋습니다.”

2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식문화공간 ‘이음’에서는 한국 대표 간식인 강정 만들기가 한창이었다. 이날로 벌써 두번째 한식배움터 쿠킹클래스에 참여한다는 김현숙씨(61)는 “저번에는 이곳에서 명인과 함께 김치 만들기를 배웠고 오늘은 비교적 간단한 강정 만들기를 하고 있다”며 “정해진 레시피 대로 따라하기만 해도 맛이 좋아 앞으로도 친구들과 함께 자주 찾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음은 우리 음식과 전통주에 대한 전시·체험·교육을 한자리에서 누릴 수 있는 공간이다. 기존에 분산돼 있었던 한식문화관·식품명인체험홍보관·전통주갤러리 등 한식홍보기관을 한 데 모아 새롭게 조성했다. 약 6개월의 시범 운영을 거친 후 지난달 30일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이전까지만 해도 한식문화관은 서울 중구, 식품명인체험홍보관·전통주갤러리는 서울 강남구에 흩어져 있었다.

세 기관이 하나로 통합된 시너지 효과는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다. 2015∼2016년부터 운영돼 온 세 기관이 그동안 각기 쌓아온 입소문을 통해 이음을 방문한 이들이 이전에는 잘 몰랐던 다른 기관까지도 방문하고 있다. 한식클래스에 참여하기 위해 이음을 찾은 관람객이 식품명인홍보관과 전통주갤러리까지 둘러보고 나가는 식이다.

게다가 이음은 관광객으로 항상 붐비는 서울 지하철 3호선 안국역과도 매우 가깝다. 북촌한옥마을·인사동거리·창덕궁 등 서울의 유명 관광지와도 도보로 5∼1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다.

이 덕분에 이음을 찾는 관람객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시범적으로 문을 연 올해 3월부터 매달 1만명 가까이 이곳을 찾았다. 송미화 한식진흥원 한식문화공간 운영팀장은 “안국역 부근은 외국인 관광객뿐만 아니라 골목골목에 있는 맛집과 카페에 가려는 젊은층이 많이 찾는 곳”이라며 “이전과 달리 특별한 목적 없이도 길거리를 지나가다 우연히 방문하는 이들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음은 단순한 공간 통합에 그치지 않고 볼거리와 즐길거리도 확대했다. 관람객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은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다. 지하 1층에는 음식 관련 국내외 도서 2500여권을 소장하고 있는 한식도서관이 새로 들어섰다. 한국음식의 역사를 엿볼 수 있는 고(古)조리서도 있다.

지상 1층은 한식갤러리와 식품명인홍보관·전통주갤러리로 구성돼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다. 2일 한식갤러리에선 한국인들이 즐기는 여름음식을 주제로 한 기획전시 ‘한국인의 여름나기 음식전(展)’이 진행되고 있었다. 한식갤러리를 운영하는 한식진흥원은 지방자치단체 또는 식품기업과 손잡고 매달 새로운 주제로 전시를 열고 있다. 4월엔 전북 순창군과 ‘두릅’, 5월엔 경남 하동군과 ‘녹차’, 6월엔 육우자조금관리위원회와 ‘육우’를 소재로 전시공간을 꾸몄다.

한식갤러리 바로 옆에 자리한 식품명인홍보관에서는 명인들이 만든 전통식품을 직접 눈으로 보고 구매할 수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정하는 식품명인 가운데 현재 활동하고 있는 식품명인 80명과 이들이 만든 전통식품에 대한 소개도 직원에게서 들을 수 있다. 같은 층에 있는 전통주갤러리에서는 우리술 품평회 수상작들을 보고 갤러리에서 매달 선정하는 5가지의 전통주를 맛볼 수도 있다. 2층에서는 식품명인의 레시피를 이용한 다양한 전통식품부터 강정·매실청 등 간단한 한식요리까지 배울 수 있는 한식클래스가 열린다.

앞으로 세 기관이 새롭게 협력해 또다른 즐길거리를 제공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크다. 남선희 전통주갤러리 관장은 “이음에서는 전통주갤러리가 전통주를 선정하면 그와 궁합이 좋은 한식 메뉴를 다른 기관에서 정해 이곳을 방문하는 손님들에게 함께 홍보하는 이벤트를 열수도 있을 것”이라며 “예전에는 시도하기 어려웠던 재밌는 즐길거리를 이곳에서는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오은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