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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기계부터 인력까지 제공…“농사짓기 수월해졌어요”
  • 작성일 : 2022-09-16
    작성자 : 팜러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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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보령시 남포면 일대 논에서 김석규 남포농협 조합장(가운데)과 농민 이창노씨(왼쪽) 등이 콩 파종 농작업 대행의 편의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최근 찾은 충남 보령시 남포면 일대의 논콩 재배지. 물 빠진 논에 콩을 심기 위한 파종작업이 한창이었다. 한달 넘게 제대로 된 비가 오지 않았던 탓에 땅이 말라 트랙터로 땅을 간 뒤 파종기로 콩을 심는 작업을 함께 진행했다. 하루 동안 작업해야 할 재배지가 3만3000㎡(1만평) 정도로 만만치 않았지만 커다란 농기계가 지나간 자리는 순식간에 파종이 완료됐다. 이날 사용한 트랙터·파종기는 남포농협에서 농작업 대행사업을 통해 빌려준 것이다. 농기계뿐만 아니라 작업에 필요한 인력도 남포농협에서 제공했다. 농작업 대행을 신청한 이창노씨(56)는 논 14만5400㎡(4만4000평) 가운데 7만9300㎡(2만4000평)에서 콩을 재배한다. 2018년 9900㎡(3000평)에서 콩농사를 시작했는데 농작업 대행 덕분에 면적을 지금처럼 늘릴 수 있었다. 이씨는 “농협에서 빌릴 수 있어 농기계 구입 부담 없이 수월하게 콩농사를 지을 수 있다”며 “농작업 대행이 없었으면 콩농사는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경제지주의 농작업 대행사업이 농민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기준 참여 농·축협만 631곳에 달하고 작업 면적은 133만㏊나 된다. 올해는 참여 농·축협과 작업 면적을 각각 635곳·135만㏊로 늘릴 계획이다.

남포농협은 2018년부터 사업에 참여했다. 트랙터·파종기·이앙기·드론 등 농기계 20여대를 구비해 농가들에게 빌려주고 있다. 농기계 구입비는 지방자치단체와 농협경제지주에서 절반 정도 지원받았다. 인건비 등 운영비는 남포농협에서 부담하는데, 농협경제지주에서 무이자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남포농협은 작업자를 채용해 직접 농작업을 대행하는 직영방식으로 운영한다. 그외에 일정 자격 요건을 갖춘 대행자를 책임운영자로 지정해 농기계를 임대하는 책임운영자 방식도 있다.

남포농협 농작업 대행의 또 다른 특징은 파종부터 방제·수확·선별·판매까지 일관대행(턴키방식)한다는 것이다. 영농 전 주기에 걸쳐 인력·농기계를 지원받을 수 있어 요즘처럼 인력을 구하기 힘든 시기에 만족도가 더 높다. 각 작업마다 3.3㎡(1평)당 수확 200원, 선별 100원 정도의 최소 비용을 받고 작업을 대행한다.

이씨는 “별도로 작업했을 때 드는 비용의 3분의 1도 안되는 돈을 받고 작업을 도와주니 인건비 부담을 크게 덜 수 있다”며 “수확한 콩까지 전량 팔아줘 판로 걱정 없이 농사를 짓는다”고 만족해했다.

인건비 등 운영비 부담이 커지면서 농·축협에서 적극적으로 사업규모를 확대하지 못하는 것은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남포농협은 운영비로 연간 1억원 정도를 지출하는데 인건비 등이 계속 오르며 비용부담이 점차 커지고 있다.

지난해 논 타작물재배 지원사업(쌀 생산조정제)이 종료되면서 벼농사로 다시 돌아가는 농가가 많은 것도 걱정이다.

김석규 남포농협 조합장은 “실제 논콩 수확량이 정부 예측치보다 적은 경우가 많아 콩농사를 포기하는 농가들이 늘고 있다”며 “쌀 가격이 안 좋은 상황에서 생산량이 늘면 지역농협 경영이 악화돼 지원사업 추진이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에서 논콩 재배농가 대상 지원을 재개해 더 많은 편의를 제공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보령=장재혁 기자